재무(Finance)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돈과 재산에 관한 일을 의미하며 기업의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재정상태를 점검하고 보고함으로써 경영자에게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업무를 의미한다.
재무쟁이(?)로서의 소회
재무 또는 세무를 본격적으로 담당한지 어언 만 5년이 지나가고 있다.
회계사나 세무사처럼 보편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건 아니지만 최소한 나의 위치에 있어서 응당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유의미한 시간이 흘렀다.
일과의 대부분을 숫자를 보고 이리저리 만지고 예상하고 조율하면서 숫자들과 일종의 애증의 관계가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1조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어느 회계 계정의 1원이라도 오류가 발생한다면 그건 중대한 착오가 발생했다고 결론 짓기 충분하다. 반면에, 마땅히 수 십 또는 수 백억의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설명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충분히 용인될만 하다.
기업의 재무적인 면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1원과 수 십억은 수 십억 배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은 한 켠으론 참 아이러니하다. 만약 내가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였다면 단순한 1원은 충분히 무시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반대로 수 십억이라면 그것이 충분히 설명가능하고 타당하더라도 더 많은 의심과 고민의 과정을 거쳤을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기업이기 때문에 그리고 재무이기 때문에 그렇지 아니하고 동시에 그러하다.
그 많은 숫자들을 관리하고 조정할 수 있음이 재밌는 요소이며 동시에 머리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5년이란 기간 동안 그 녀석을 보며 느낀 일종의 우스운 허무함이랄까?
충분히 살아있는 존재로의 의미, 재무
재무제표란, 제무와 관련된 표라는 의미로 기업의 재무현황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자산과 부채 그리고 자본을 확인할 수 있는 재무상태표를 시작으로 한 해의 손익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손익계산서, 현금의 유출입을 확인할 수 있는 현금흐름표, 올 해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나누는지에 대한 결과인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재무제표들을 보고 있으며 문득 기업이 살아있는 어떤 생명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기업은 엄청나게 덩치가 큰 씨름선수같은 기업이 있는가하는 반면 어떤 기업은 마치 서울대를 노리고 있는 모 중학생의 패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또 다른 어떤 기업은 사망선고를 받고 심장박동의 소멸의 기다리는 늙은 노인의 비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소위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되는 IT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살펴보자. 최근 몇 년간 비이성적인 매출액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상식적인 기업 규모에 비해 놀라운 적자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에 비해 판관비 중 일부 항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사실 상 기업의 계속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들기 충분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가는 해당 경영지표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PER나 PBR도 높고 재무비율만 보고 기업을 판단하면 해당 기업은 계속 가능성이 전무하다. 다시 말해 잔인하지만 죽어 마땅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주가는 항상 우상향하며 고공행진을 기록한다.
왜 일까?
해당 기업에 IT, 스타트업, 유니콘 이라는 이슈들이 충분히 어울리고 거기다가 만약 AI, 2차전지, 친환경이라는 그럴싸한 타이틀이 붙는다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그만큼 해당 기업의 미래에 대한 성장 가능성에 가치를 충분히 부여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valluation인 셈이다.
반면에 충분히 서러운 기업들도 있다. 어마어마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수 십년 전에 취득한 토지가 장부가로 재무상태표에 기표되어 있어 시가 평가시, 충분한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으며 배당성향도 타 산업군에 비해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판단의 기초지표인 중에 하나인 PER가 4배, 5배 이런 기업들이 그 예이다. PER가 4배라는 것은 내가 투자한 금액으로 해당 금액을 기업이 버는데 4년이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난 충분히 돈도 많이 버는 기업이고 시장지배력도 충분한데 어제도 작년에도 수 년전에도 PER는 4~5배에서만 움직이고 있다.
미안하지만 그 기업은 곧 돈을 벌 수 있는 동력을 잃기 충분한 뒷방 노인네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두 가지 예시를 들면서 제무제표를 통한 기업의 이해를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가만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어떤 기업(충분히 생명체로 명명할 수 있는)의 재무제표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보태면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에 대한 그림이 그려진다.
느리지만 정확한 녀석
일반적인 재무제표들은 반응이 늦다. 분기 또는 연도별 결산을 통해 최종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까지 적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두 달 이상까지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그 녀석의 정확성과 신뢰성은 충분히 믿을만 하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 당사자들이 마주해야할 대가는 충분히 가혹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확하지 않은 계정 또는 수치를 만인에게 공고했을 경우 그 정당성 또는 정합성이 깨진다는 것은 충분히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느리지만 그만큼 충분히 확실하고 정확하여 그만큼 믿을만한 녀석임에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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