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기억의 밤 리뷰를 빙자한 올드보이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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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기억의 밤 리뷰를 빙자한 올드보이에 대한 기억

by 삼봉님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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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과 달리 영화를 고르는 기준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것은 OTT에 영화가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이다.

 

 이제는 어떤 영화를 보고자 해서 보는게 아닌 OTT에 접속 후, 알맞은 영화를 선택한다.

 

 그렇게 해서 보게 된 '기억의 밤'에 대해 몇 자 정리해보고자 한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습게도 '기억의 밤'이라는 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이다.

 

 문득, 올드보이가 떠오른 건 왜일까?

 

 이유를 찾으려면 최면, 가족, 복수에 대한 키워드가 겹쳐서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장항준 감독님에게는 미안하게도 이 영화를 보고나서 '기억의 밤'보다는 '올드보이'가 떠올랐다.

 

 흔한 OTT에 나오는 영화보다도 충분히 기억에 남을만한 영화인 것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올드보이'가 떠올랐고 그 기억이 더 지배적이다.

 


 

 올드보이를 본건 아마 2009년도 쯤일거라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고등학교 떄였으므로 그 전에는 올드보이와 같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를 볼 수 없었고(볼 수는 있었지만 소위 말하는 깜냥에 따라 보지 않음을 택하는 것이 맞았으리라) 그런 영화를 보고 싶지도 않을 때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비로소 영화나 문학 따위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깊게 탐닉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동겸심이 느껴지게 되면서 거부감이 없어지지 않았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학교는 미션스쿨인 관계로 수요일 1교시는 의무적으로 예배시간에 참석해야 했다. 예배시간은 대강당에 학생들을 보아놓고 찬양함께 목사님의 좋은 성경구절을 듣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종교에 대한 신념이 없었고 그 나이때에는 특히 이러한 강제성 저항에 대한 충분한 당위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였는지 종종 참석을 하지 않곤 했다. 우습게도 저항에 대한 표현은 교실 뒷 편에 자리한 히터 뒤에 숨어서 영화를 보는 일이었다.

 

 그 당시 인터넷 강의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시기여서 꽤나 많은 학생들이 PMP라는 동영상이 재생 가능한 전자기기를 가지고 있었고 친구가 PMP에 영화를 담아오면 며칠 전부터 그 날을 손 꼽아 기다려 히터 뒤에서 영화를 보곤 했다. 

 

 그 친구는 그 당시의 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상당히 마이너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당시 내 입장에선 꽤나 잔인하거나 난해한 영화를 가져오곤 했다. 

 

 그때 본 영화들 중 하나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다. 

 


 

 피가 낭자하고 감히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을 부여했던 그 영화는 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놀랍게도 서른이 넘어 보게된 '기억의 밤'도 충분히 그럴만한 임팩트를 줄만한 요인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올드보이'를 떠올리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충분히 감정적으로 연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 많은 문학, 영화, 음악과 같은 컨텐츠를 접해오고 있음에도 결국 머리 속에 남는 그리고 다시 꺼내볼 수 있을만한 기억을 주는 컨텐츠들은 결국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에 접했던 것들이다. 

 

 아마 가장 예민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랬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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