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컨텐츠 리뷰

[책] 일의 감각 리뷰, 작은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의 장점

삼봉님 2025. 5. 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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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회사는 팀원도 적고, 규모도 작지만 서로 돕고 지지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동료의 일을 내 일처럼 돕고, 의견도 자유롭게 나눕니다.
첫 직장으로 이런 회사를 다닌 사람은 ‘회사란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시너지를 내는 곳이구나’라고 여기게 될 겁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앞으로의 조직에서도 이 같은 선량한 문화를 기대하게 되겠죠.
선량한 사람과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일해본 사람은 그런 마인드로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첫 회사로 작은 조직, 존경할 만한 오너를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조직을 추천합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처음부터 안정적이고 급여가 높은 대기업에 입사하기를 원하지만, 대기업의 말단 사원으로 일을 시작하면 일반적으로 그런 좋은 경험을 쌓기가 어렵습니다.
권위적인 조직 체계 탓에 저열한 정치 싸움에 에너지를 뺏기게 될 때가 많습니다.
그럼 회사에 ‘좋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따듯한 공간’이라는 인상을 갖기는 커녕 ‘줄 서는 게 중요한 파워 게임의 장’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조수용,『일의 감각』중에서

 

 

 경영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 일련의 의사결정이라고 한다. 결국 의사결정이 알파요 오메가라고 해석할 수 있을테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의 구성원이 되어야 의사결정에 대해 배울 수 있을까? 그 의사결정의 전반적인 흐름은 애석하게도 회사가 작아야 한 눈에 보이기 쉽다. 문제를 인식하고 원인을 파악하고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의사가 결정되고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이 비록 정교하지 않더라도 시작과 끝을 직접 경험하거나 최소한 가까운 위치에서 보게 된다.

 

 반면 큰 조직에 속해있으면 눈 앞에 벌어지는 상황이 어떤 맥락에 의해서 결정된건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코끼리 다리를 만지 듯 불가피하게 부분 속에 그친다. 그런 경우가 수차례 반복하게 되면 그 구성원은 관심이 줄고 응당 그런 것으로 치부하게 된다.

 

 다시 한번 경영이 의사결정 과정의 연속이라는 관점을 상기시켜보자. 한 사람의 일생 또한 경영과 다를게 없다. 전공을 무엇으로 해야하는가? 이 사람과 친구가 되어야 하는가? 내 자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모든 것이 결정이고 책임이다. 그렇다면 데이터를 축적시킬 기회에 노출되어 있다는건 조금 더 많은 연봉, 더 나은 복리후생보다 충분히 가치를 둘만 하지 않을까?

 

 굳이 구분해보자면 작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입장이다. 합리와 효율이 거세된 시스템에 분노하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건 순응에 대한 조용한 요구 뿐이다. 이런 내가 불만 가득하던 내 상황에 대한 생각치 못한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운이 좋게도 어떤 일이 시작하던 그 순간의 조건과 그 일들의 줄기가 뻗어가는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분명한 장점임에는 부인할 수 없으리라.

 

 ㅈ소, 킹대차갓무직, 네카라쿠배와 같이 일자리에 대한 계급주의의 잣대가 녹아있는 대한민국에서 작은 조직이 더장점이 있다는 이야기. 역량은 구조에서가 아닌 대상에 대한 개인의 호기심에 대해서 발현된다는 이야기. 좋았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책의 작가는 서울대를 나온 네이버와 카카오 임원출신이다. 42.195km를 달릴때 초반 1km가 중요한가? 그렇지 않은가? 에 대한 물음이 갑자기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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